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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엠 하우스
부동산 투자

첫 경매투자에서 강제집행까지 하게 된 이야기 1편

by 인테리어 전문가 김팀장 2024. 3. 12.

내가 처음 부동산 경매에 관심을 가지게 된것은 2005년때였다

당시 22세였고 군대에서 일병 정기 휴가를 받은 나는 동서울 터미널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대기실에 앉아있었다.

무료하고 심심했던 나는 터미널 내의 매점을 둘러보다가 책 한권을 집어들었다. 2004년에 출간된 우형달 저서 "나는 부동산 경매로 17억 벌었다'

이미지 출처: https://ridibooks.com/

매점앞에 서서 책의 목차와 대략적인 내용을 훑어봤는데 꽤나 재미있어 보였다. 특히나 그때 당시 또래들에 비해서 유달리 재테크에 관심이 많었던 나였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20대의 젊은이들은 주식,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드물던 시절이었다. 이 글을 쓰고있는 2020년대에는 20대에 빠르게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으니 세상이 많이 변한것 같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버스를 타고가면 5시간 가까이 걸리니 그 시간동안 심심풀이로 읽으려 이 책을 구입했고, 나는 버스안에서 천천히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흠뻑 빠져들고 말았다.

"1억짜리 집을 사는데 1천만원만 있어도 가능하다??"

적은돈으로 비싼 집을 살수 있다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그렇게 싸게 산 집을 더욱 비싸게 팔아서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책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다. 내가 모르던 세상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부동산과 경매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나의 첫 부동산 경매 투자는 무려 15년이 지난 2020년이 되어서야 하게 됐다. 그동안 경매 강의나 모임에 참석한다던가 경매서적을 추가로 구입해서 읽기도 했지만 항상 "조만간 첫 경매투자를 시작해야지!"라고 마음만 먹고 실행을 하지 못하고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이러다가는 평생 경매를 시작 못하겠어! 어떻게든 저지르고 보자!"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고 때마침 여윳돈이 3천정도 있어서 1억 미만의 아파트를 찾기 시작했다. 첫 투자이니 팔기쉬운 아파트로 가볍게 시작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돈이 많이 남지 않더라도 경험을 해보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2020년 2월부터 5월까지 여러차례 입찰에 참여했지만 계속되는 패찰에 나는 지쳐가기 시작했다.

때마침 코로나로 인해서 운영하고있던 가계의 장사마저 신통치 않자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

난생 처음 입찰할때는 현장에 임장도 가고 아파트에 들어가 윗집, 아랫집에 방문도 해보고,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경비실에 방문도 해봤지만 패찰이 거듭되자 "이런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즐겨보던 경매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면 임장 한번 안가보고 산 아파트에 세련된 인테리어가 되어있다던지, 점유자를 만나보지 않고 낙찰받은 아파트가 공실이라서 하루만에 명도가 끝나다는 식의 낙관적인 이야기가 넘쳐 흐르고 있었다. 어떤 유튜버는 "아파트는 손품만 팔면 돼요, 직접 임장가는건 시간낭비같아요"라고 말했다.

이런 영상에 물든 나는 어느새 한번도 경험 해보지 않은 경매를 대충 대충 하고 있었다.

"내가 그래도 경매 책을 10권도 넘게 읽었잖아? 아마도 인터넷으로 손품만 팔고 입찰해도 괜찮을거야!! 충분히 수익을 낼 자신이 있어! 그리고 수익이 안나더라도 우선 한번 낙찰을 받아 한 싸이클 경매를 경험해 보는거에 의의를 두는거잖아?"

그리고 마침내 2020년 6월 한 물건이 눈에 들어온다. 양산 평산동의 한 아파트였다.

울산지방법원에서 6월 17일에 매각되는 물건이었는데, 이 지역은 한차례 유찰되면 가격이 30%씩 낮아진다.

나는 인터넷으로 2시간 정도 손품으로만 조사를 하고 이 물건에 8천400만원 정도에 입찰하기로 결심한다.

시세보다 약 1천500만원 정도 싼 입찰가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아파트의 입지나 구조 및 거래량등을 볼때 무난하게 매도가 가능할거라고 생각했다. 이 과정에서 단 한 곳의 공인중개사에도 전화해서 시세를 물어보지 않았다. 왜냐면 경매투자자가 전화를 하면 귀찮아 하는 부동산 소장들에게 짜증이 났기 때문이었다. 그냥 네이버 부동산 시세만 봐도 충분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낙찰 받은 후 다시 조사해보니 내가 생각한 시세는 단단한 착각이었다...

경비실에 전화 해서 밀린 관리비를 여쭤보니 120만원 정도라고 했다. 낙찰자는 공용 관리비만 책임지면 되니 아마도 절반인 60만원 정도면 관리비는 해결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당연히 관리실에 정확히 공용 관리비가 얼마이며, 전용 관리비가 얼마인지 물어보지 않았다. 게다가 점유자가 살고있는지도 안물어봤다.(관리사무소에 따라서 알려주는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이미 시한폭탄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

그리고 2020년 6월 17일 나는 부산에서 약 1시간을 운전해서 울산지방법원에 가 아래 부동산에 입찰했다.

결과는 단독입찰로 인생의 첫 낙찰을 받았다.

처음 낙찰을 받았을때는 딱 1분동안 정말 기뻣다.

... 그런데...

왜 단독 낙찰이지???

점점 불안한 기분이 커져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노래 가사처럼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

내 인생의 첫 낙찰은 커다란 함정이 되어 나를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었다.